구멍 난 검정고무신을 움켜쥔 채
운동장을 종횡무진으로
치닫던 코흘리개 친구
여학생 고무줄놀이만 보면
끊고 다니던 개구쟁이 친구들
지금은 어디서 뭘 할까
빛바랜 플라타너스 낙엽사이로
조각난 달이 얼굴을 내밀면
가버린 추억들의 소리 아련히 들려온다
다시 그 순간들
소쿠리에 주섬주섬 담아보려 해도
술술 빠져버리는 시간들
잊혀진 추억들 한 움큼이라도
다시 붙잡고 놓지 않으련만
그 시절은 어디서 쑥부쟁이 꽃처럼
부스스 웃고 있을까
이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그리운 추억
- 박정순 님, '그리운 친구들'에서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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